NOTICE 
 
 
 
조선일보가 발끈했다. 아니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이 있음을 자백하고 말았다. 지난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 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언론을 향한 '성폭행적 폭언' >에서다.

전날 김상희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이 국회 여성위에서 장자연 사건을 거론하며, 여성부 장관에게 언론사에도 성매매 예방 교육을 확대하는 법안의 발의를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사설로 다루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독자들까지도 이 사설을 질타하고 있다.

 
2009년 4월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특정 직업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묶어 이런 식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쓰고 있다. 의사, 소방관, 택시기사들을 예로 들면서 "모욕"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왜 애꿎은 의사, 소방관, 택시기사들을 들먹이나? 지금 이들 직업군에 있는 이들은 조선일보가 자신들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

분명 장자연 리스트에 올라 성매배특별법 등을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스포츠조선 방성훈 사장이다. 여기에 인터넷 언론사 사주와 방송 관계자들까지 끼어 있다. 이쯤 되면 김상희 의원의 주문은 조선일보 사설이 지껄이듯 "모략성 흑색(黑色) 유언비어를 악용해 특정인과 특정 직업 집단 전체에 침을 뱉는 파렴치한 탈선"이 아니다.



2009년 4월 6일, 이종걸 의원의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김상희 의원 발언의 핵심은 단순히 특정 직업군으로서 언론인에 대한 성매매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는 데 있지 않다. 장자연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언론사 사주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성상납 또는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들과 그들의 직무가 막강한 권력 그 자체이며, 이 때문에 돈을 바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성접대까지 해서라도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던 것이다.

얼마 전 강희락 경찰청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기자들을 모텔로 데려간 일이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현직 경찰청장의 '미쳐 돌아가는' 성 의식도 문제지만, 그의 발언을 통해 권언유착, 관언유착의 매개로 성접대가 흔하디 흔하게 널려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故 장자연과 그의 소속사 대표 김성훈(왼쪽 위), 그리고 스포츠조선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김상희 의원이 "정상적 의원으로서, 정상적 인간으로서의 선"을 넘은 것인가? 하긴 정상이 아닌 언론사로 정상이 아닌 언론인들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에게는 모든 게 정상으로 보일 리가 만무하긴 하겠다.

정상적 언론, 정상적 언론인으로서의 선을 넘은 건 조선일보

또 하나...
이 사설을 접하고는 대한민국 1등 신문의 사설이 맞는지 의심했다. 어느 중고등학생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요즘은 왠만한 중고등학생들도 논술공부를 하는 터라 이렇듯 치졸한 논리를 뻔뻔하게 들이대지는 않는다.

이 사설은 김상희 의원의 이력을 나열하며 "'노무현 사람'", "'노무현 대통령 사람'답다"는 딱지를 붙인다. 대체 김 의원의 발언이 "'노무현 사람'"인 것과 무슨 관련이 있나? 혹시 조선일보는 노무현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대어 김 의원 발언의 진의에 흠집을 내려는 건 아닌가? 만일 그렇다면 이 사설을 쓴 이의 인식 수준이 의심된다. 문근영의 외할아버지가 빨치산이었다고 문근영을 빨갱이로 몰아가며 그의 기부조차 깎아내렸던 수구보수꼴통들의 개념상실한 논리와 뭐가 다른가?

끝으로...
조선일보에 묻는다. 언론인은 성매매 예방를 위한 교육을 받으면 안 되는 집단인가? 성매매 예방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그렇게나 "모욕"인가? 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조선일보 사장 아니라 대통령까지도 누구나 성교육, 특히 성매매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교육, 특히 성매매 예방 교육이 성범죄자임을 전제하고 받도록 강요하는 교육인가? 조선일보 스스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떳떳하다면 이렇듯 사설까지 동원하며 발끈할 필요 없질 않나?
 
 
그러나 만일 조선일보 사주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 되어 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선일보가 조직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면 모르면 몰라도 알고 나서도 가만히 덮어두고 갈 국민들이 아니다. 아울러 김 의원의 발언에 "모욕"을 느꼈다는 그대들과 마주한 시간들이 故 장자연에겐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제가 울산새언론시민연대(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울산참여연대(현 '울산시민연대')' 정기소식지 < 시민의 힘 >에 2006년 3월부터 [미디어를 알자!] 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입니다. 이 글은 2006년 3월호에 담은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빨아들이는 사회적 의제 대부분은 언론ㆍ미디어를 거쳐서 삽시간에 증폭ㆍ확산된다.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들은 이제 양적 측면에서 '범람'의 지경을 넘어 '쓰나미'처럼 우리를 덮쳐오고 있다. 정치의 무대에서든 시민운동판에서든 언론ㆍ미디어가 가진 파괴력 때문에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이른바 '언론플레이'라는 게 당연시 되는 추세다.
 
'언론플레이'... 언론과 미디어가 가진 영향력을 이용한다는 측면에만 매몰되다 보면 정작 그들의 영향력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들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뒤따르지 못하게 된다. 최근 황우석 사태를 둘러싸고 진행된 일부 언론들의 보도행태와 몇몇 보수ㆍ수구언론들의 보도에 휘둘려진 국민들의 지나친 황우석 사랑과 애국주의는 결국 온 사회를 '집단적 패닉'의 지경으로 몰고 말았다. 사회적 의제들을 깊이 있게 성찰할 역량은 물론 의지조차 없는 우리 언론들이 만들어낸 '싸구려 저널리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네 언론, 특히나 보수ㆍ수구언론들에게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권력과 자본의 변두리를 맴돌며 때로는 권력ㆍ자본과 모종의 '거래'를 맺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구린 곳을 물고 늘어지며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 '언론플레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네 언론들이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에서도 암묵적 '거래'와 어설픈 '협박'의 앙상블을 선보였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동아일보의 어느 기자에 성추행을 저질렀음은 본인조차도 차마 부인하지 못했던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데 또 다른 사건이 결국 최연희의 성추행 파문에 '물타기'의 꺼리를 던져주고 말았다. 다름 아닌 이해찬 국무총리의 '3ㆍ1절 골프 파문'이 그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중심축이면서 유독 한나라당과는 날을 세워왔던 이해찬 국무총리의 '남다른 골프 사랑'과 승승장구해오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순식간에 5%씩이나 갈아먹어버린 최연희 의원의 '괴상한 시력 장애'를 놓고 벌어지는 사퇴 공방은 이 둘이 저지른 과오의 본질과 그에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볼 틈을 주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5.31 지방선거와 차기 대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간 정쟁의 하수구에 코를 처박히고 말았다. 물론 국민들이 정쟁의 구린 냄새에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버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자처하는 작자들이 바로 우리네 언론들이다. 특히나 보수ㆍ수구꼴통 언론들이다.
 
보수ㆍ수구언론들의 깜찍한 '언론플레이'에 우리 국민들이 간과한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이 있다. 최연희 의원이 '착시현상'을 몸소 체험하셨다는 그 날 그 자리에 대한민국의 유력언론임을 자부하는 동아일보의 기자 14분께서는 제1야당이자 수권정당임을 자부하는 한나라당의 당직자들과 폭탄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시면서 "질펀한 간담회"를 가지셨다 한다. '여성 도우미'의 시중을 포함해 1인당 14만원에 이르는 저녁식사와 함께 2차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수백만원대의 향응을 기꺼이 받아 잡수신 동아일보 기자들에게서 여성 인권 문제의 뒤편에 슬쩍 몸통을 감춘 권언유착에 대해 낱낱이 고해성사해주십사 읍소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리라.
 
출입기자제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취재원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권언간 '뒷거래'가 오가는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 진보의 첫걸음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언론을 말끔히 세탁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또 다시 확인하게 된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이전  1   다음 

fotowall :: ncloud RSS Feeds 믹시 today : 0   yesterday : 4
total : 21,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