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조선일보가 발끈했다. 아니 조선일보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이 있음을 자백하고 말았다. 지난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 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언론을 향한 '성폭행적 폭언' >에서다.

전날 김상희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이 국회 여성위에서 장자연 사건을 거론하며, 여성부 장관에게 언론사에도 성매매 예방 교육을 확대하는 법안의 발의를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이를 사설로 다루었다. 그러나 조선일보 독자들까지도 이 사설을 질타하고 있다.

 
2009년 4월 15일자 조선일보 사설 (클릭하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 사설에서 조선일보는 "특정 직업 사람들을 한 묶음으로 묶어 이런 식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쓰고 있다. 의사, 소방관, 택시기사들을 예로 들면서 "모욕"이라고 전제하고 있다. 왜 애꿎은 의사, 소방관, 택시기사들을 들먹이나? 지금 이들 직업군에 있는 이들은 조선일보가 자신들을 들먹이는 것 자체가 "모욕"이다.

분명 장자연 리스트에 올라 성매배특별법 등을 위반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까지 받고 있는 이는 다름 아닌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과 스포츠조선 방성훈 사장이다. 여기에 인터넷 언론사 사주와 방송 관계자들까지 끼어 있다. 이쯤 되면 김상희 의원의 주문은 조선일보 사설이 지껄이듯 "모략성 흑색(黑色) 유언비어를 악용해 특정인과 특정 직업 집단 전체에 침을 뱉는 파렴치한 탈선"이 아니다.



2009년 4월 6일, 이종걸 의원의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김상희 의원 발언의 핵심은 단순히 특정 직업군으로서 언론인에 대한 성매매 예방 교육을 해야 한다는 데 있지 않다. 장자연 사건에서 볼 수 있듯 언론사 사주들과 방송 관계자들이 '자신의 직무와 관련'해 성상납 또는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그들과 그들의 직무가 막강한 권력 그 자체이며, 이 때문에 돈을 바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성접대까지 해서라도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했던 것이다.

얼마 전 강희락 경찰청장이 기자 간담회에서 "노총각 기자들 조심해야지 재수 없으면 걸린다", "나도 기자들을 모텔로 데려간 일이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현직 경찰청장의 '미쳐 돌아가는' 성 의식도 문제지만, 그의 발언을 통해 권언유착, 관언유착의 매개로 성접대가 흔하디 흔하게 널려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故 장자연과 그의 소속사 대표 김성훈(왼쪽 위), 그리고 스포츠조선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김상희 의원이 "정상적 의원으로서, 정상적 인간으로서의 선"을 넘은 것인가? 하긴 정상이 아닌 언론사로 정상이 아닌 언론인들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에게는 모든 게 정상으로 보일 리가 만무하긴 하겠다.

정상적 언론, 정상적 언론인으로서의 선을 넘은 건 조선일보

또 하나...
이 사설을 접하고는 대한민국 1등 신문의 사설이 맞는지 의심했다. 어느 중고등학생이 블로그에 올린 글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요즘은 왠만한 중고등학생들도 논술공부를 하는 터라 이렇듯 치졸한 논리를 뻔뻔하게 들이대지는 않는다.

이 사설은 김상희 의원의 이력을 나열하며 "'노무현 사람'", "'노무현 대통령 사람'답다"는 딱지를 붙인다. 대체 김 의원의 발언이 "'노무현 사람'"인 것과 무슨 관련이 있나? 혹시 조선일보는 노무현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대어 김 의원 발언의 진의에 흠집을 내려는 건 아닌가? 만일 그렇다면 이 사설을 쓴 이의 인식 수준이 의심된다. 문근영의 외할아버지가 빨치산이었다고 문근영을 빨갱이로 몰아가며 그의 기부조차 깎아내렸던 수구보수꼴통들의 개념상실한 논리와 뭐가 다른가?

끝으로...
조선일보에 묻는다. 언론인은 성매매 예방를 위한 교육을 받으면 안 되는 집단인가? 성매매 예방 교육을 받는 것 자체가 그렇게나 "모욕"인가? 난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조선일보 사장 아니라 대통령까지도 누구나 성교육, 특히 성매매 예방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성교육, 특히 성매매 예방 교육이 성범죄자임을 전제하고 받도록 강요하는 교육인가? 조선일보 스스로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해 떳떳하다면 이렇듯 사설까지 동원하며 발끈할 필요 없질 않나?
 
 
그러나 만일 조선일보 사주가 장자연 리스트와 관련 되어 있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조선일보가 조직적으로 나서는 것이라면 모르면 몰라도 알고 나서도 가만히 덮어두고 갈 국민들이 아니다. 아울러 김 의원의 발언에 "모욕"을 느꼈다는 그대들과 마주한 시간들이 故 장자연에겐 '견딜 수 없는 치욕'이었을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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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마지막까지도 드라마, 영화의 한 장면을 꿈꿨는지 모른다. 엄기영 사장을 비롯한 MBC 경영진이 신경민, 김미화 모두를 살리는 꿈, 엄기영 사장이 "MBC의 소중한 자산인 두 분이 더 좋은 방송을 해주실 것으로 믿는다. MBC의 진정한 경쟁력이 되어 달라"고 말해줄 것이라는 꿈을... 결국 김미화만이 살얼음판을 건너 살아 돌아왔다.

'뉴스 앵커 한 사람 바뀌는 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이리들 호들갑인가?' 어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신경민 앵커의 교체에 이르는 풀 스토리는 지금 한국 언론이 처한 현실 그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다.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참담한 마음을 느끼고 있다. 때문에 앵커 한 사람에 대한 문제로 이야기할 수 없는 문제다. 때문에 나 또한 최근 세 꼭지씩이나 연이어 이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
 
신경민 앵커 교체는 한국 언론이 처한 참혹한 현실

정말 모순이다. 이번 풀 스토리를 써내려간 이가 다름 아닌 엄기영 사장이라는 점이다. 그 스스로가 앵커 출신이라는 점 때문만이 아니다. 그 스스로가 MBC 보도국이 가진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었기 때문이다. 그 경쟁력의 바탕이 된 신뢰감은 정가가 분주해지는 선거철마다 그를 영입 1순위로 회자되게 만들었다. 그러한 배경이 없었다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도 없지 않았을까?

 
그동안 MBC 경영진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신경민 앵커 교체의 배경을 "뉴스 보도의 경쟁력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MBC 보도의 경쟁력은 앵커 한 사람의 몫이 아니다. 실제 MBC 경영진은 앵커 교체를 최종 결정한 오늘까지도 MBC 내부 구성원들과 시청자들의 물음에 답을 내놓지 못했다. 최소한 "뉴스 보도의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항목조차 제시하지 못했다. 앵커 교체가 어떻게 "뉴스 보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인지 MBC 경영진 스스로도 처음부터 답을 갖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경민 앵커 교체에 다른 배경이 도사리고 있다는 혐의를 두는 이들이 많다.

MBC 경영진은 처음부터 해법을 갖고 있지도 않았다

 

그간 MBC 뉴스 보도가 KBS에 밀렸던 것은 KBS와 별반 다르지 않은 보도들만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청률이 뉴스 보도의 경쟁력을 평하는 유일한 잣대는 아니지만, 실제 MBC 보도국의 간판인 뉴스데스크에 엄기영 앵커가 돌아왔을 때에도 KBS와의 시청률 격차를 크게 좁히지 못했다. 뉴스 앞에 방송되는 일일연속극의 시청률과 연동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겠으나, 문제의 핵심은 보다 차별화된 저널리즘을 보여주지 못한 데 있다.
 
MBC의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였다고 평가 받는 손석희 교수의 경우도 생방송의 강점을 살려 남다른 저널리즘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그 신뢰에 기반한 그의 방송 자체가 남다른 피괴력을 갖게 만들어 주었다.



2009년 4월 13일, 신경민 앵커의 마지막 클로징멘트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그의 멘트는 아직 클로징되지 않았다



신경민 앵커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 스스로 밝혔듯 앵커가 그저 뉴스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기자들이 전해 온 뉴스에 생명을 불어넣는 최후의 저널리스트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때문에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KBS 뉴스9'과는 다른 차원에서 시청자들의 욕구를 해소해 주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대체 이것이 앵커로서 책임질 수 있는 "뉴스 보도의 경쟁력"이 아니라면 더 이상 무엇이 경쟁력일 수 있는가? 

"뉴스 보도의 경쟁력"은 차별화된 저널리즘에서 찾아야
 
엄기영 사장은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의 말을 믿고 싶지만, 그 말을 믿는 이는 없을 듯하다. 신경민 앵커 교체를 주도한 전영배 보도국장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고교, 대학 동기(서울대 정치학과)로 알려져 있고, 그런 전 국장이 올해 3월에 MBC 기획조정실 통일방송협력팀장에서 보도국장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당긴 첫 화살이 신경민 앵커에게 꽂힌 것이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혹여 '신경민 앵커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청기와집 주인장의 마음이고, 그 때문에 신 앵커가 희생양이 된 것이라면 이 땅의 '언론과 표현의 자유'는 오늘 또 다시 죽은 것이다. 이 땅의 민주주의도 그렇게 죽어가고 있다.

앵커 교체 주도한 전영배 보도국장, 이동관 대변인과 대학 동기

혹자는 "신경민 앵커의 멘트가 불편하다"고 말한다. 난 그에게 말해줄 것이다. "그 불편한 멘트가 아예 사라지는 것보다는 덜 불편하다"고. 굳이 볼테르의 말을 가져다 쓰지 않더러도 난 그것이 '언론과 표현의 자유'이며, 그것이 '진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신경민'이 나타나서 더 많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누리는 세상이어야 한다.

물론 내게 신경민 앵커의 멘트들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그의 처음은 신선했고, 마지막까지도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 주었기에... 그의 멘트는 아직 클로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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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민 앵커보다 더 나은 앵커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미화 씨의 경우 제작비 절감 차원에서 사내 내부 인사로 경쟁력 갖춘 프로그램을 만들수 있다고 본다"


MBC 경영진의 말이다. 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보는" 지 모를 변명이다. "더 나은 앵커", "경쟁력을 갖춘 내부 인사"가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한 객관적 데이터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조직을 경영하는 자들이 어찌 이처럼 무책임할 수 있나? MBC 경영진은 지금 '도박'을 하자는 것인가?
 
 
레디앙 블로그 'Red Eye' 만평 [ 엄기영 장군, 애들 죽이고 우린 항복합시다 ]
(그림 : 이창우)
 
 
MBC 경영진은 신경민, 김미화 두 사람을 바꿔야 할 이유를 명확히 제시하라. 많은 이들이 의심하고 있는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면, 명확히 밝히지 못할 것도 없다. 명확한 이유를 내놓지 않고 신경민, 김미화 교체를 강행한다면, 이후 직면하게 될 국민적 반발은 고스란히 경영진의 책임이다. 혹여 제작비 절감 따위의 어설픈 변명이 먹혀들 거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지금의 정국, 지금의 언론환경에서 MBC는 단순한 공영방송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음은 누구보다 경영진이 더 잘 알 것이다. 국민적 신뢰를 받던 앵커에서 경영자로 변신한 엄기영 사장이 만들고자 했던 MBC가 고작 이런 모습이었나?




국민적 신뢰를 얻고 있는 앵커와 진행자조차 지켜내지 못하는 경영자라면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엄기영 사장은 국민들에게 공영방송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주기 바란다.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을 지키지 못하고 철저히 굴복한 MBC 사장으로 남을텐가? 이럴 때 쓰라고 다지고 또 다지는 게 바로 초심(初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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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기사 > [프레시안] MBC 살생부…"신경민, 김미화 다음은 손석희"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아는 네 사람이다. 이들은 각각 MBC 뉴스데스크의 간판 앵커, 개그우먼이자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자, 뮤지션이자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 진행자, 그리고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그러나 앞의 세 사람은 자신의 이름을 건 프로그램 진행자이거나, 진행자였다. 그런데 어느 한 작자 때문에 쫓겨날 판이거나, 이미 쫓겨난 이들이기도 하다. 바로 대한민국 18대 대통령 '이명박' 때문. 이들 세 사람이 대통령의 심기를 계속 건드리기 때문이란다. 민주국가에서 살아가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입에 올리기도 창피한 이유다.




신경민 씨는 "국민앵커"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해 촛불정국, 올해 MB악법 정국 속에서 국민의 입이 되어 주었다. 그의 클로징멘트는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늘 화제가 된다. 나부터도 다른 내용은 몰라도 클로징멘트는 빠뜨리지 않고 볼 정도다. 최근 MBC 보도국장이 신 앵커를 교체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MBC 안팎으로 신 앵커를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김미화 씨는 이제 개그우먼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다.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을 6년씩이나 진행하며, 시사프로그램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취율, 광고수주 등에서도 MBC 라디오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 씨는 참여연대, 녹색연합 등의 시민사회단체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열혈회원이기도 하다. 최근 언론 같지도 않은 수구꼴통집단 '독립신문' 등이 "좌파"로 부르는 기사를 내놓고 이에 대해 김 씨가 기사삭제를 요구하면서 논란이 되었다. 최근 교체 논란은 김 씨에 대한 집권세력, 즉 수구보수꼴통들의 이같은 인식 때문인 듯하다.

윤도현 씨의 경우, 월드컵 특수로 국민밴드의 칭호를 얻은 이후, 큰 사랑을 받는 뮤지션이다. 평소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길 주저하지 않으며, 촛불집회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KBS '윤도현의 러브레터'가 큰 인기를 모으며 정통 음악프로그램의 부활을 알리기도 했다. 지난해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이라는 논란이 거셌다. 최근 내놓은 8집 음반 '공존'이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2개의 KBS 예능프로그램에 출연 예정이었으나, 돌연 출연 취소 통보를 받은 게 알려지면서 지난해의 논란이 재현되는 상황이다.




이들은 방송을 업으로 하는 방송인이거나, 방송 출연이 활동의 주요 수단인 아티스트다. 적어도 이들에게 방송을 접으라고 말하기 위해서는 시청률과 청취율의 하락, 진행상 중대한 잘못 등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충분해야 한다. 그러나 이들의 프로그램은 많은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진행자에 높은 점수를 주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정평이 나 있다.

KBS, MBC 모두 약속이나 한 듯 경영상 이유를 들고 있다. 예능프로그램들에는 집단MC체제를 고수하며 물량공세로 일관하면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에만 메스를 들이대는 이유가 뭔가? 특히 논란이 된 김미화 씨, 윤도현 씨의 경우는 왠만한 예능프로그램 진행자들에 비해 출연료가 전혀 높지도 않다. 속이 빤히 보이는 핑계일 뿐이다.


검찰이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보도와 관련해 8일 오전 MBC본사 압수수색을
시도한 가운데, MBC 노조원들과 검찰 수사관들이 대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명박이 집권 이후 보여준 모습은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다는 혐의를 둘 수밖에 없다. 최시중을 얼굴마담으로 내세우며 언론, 미디어를 장악하려는 수작을 부리고 있다. 방송사의 간판격인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를 사실상 폐지시켰다. 'PD수첩'에는 검찰까지 동원해 탄압한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방송인들을 하나씩 제거하고, 입맛에 맞는 이들로 줄 세우면서 낙하산으로 뿌려댄다. 1970~80년대에나 보던, 익숙한 풍경이 2008, 2009년에 재현되고 있다. 독재의 망령이 관 뚜껑을 열고 되살아났다. 우리가 또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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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어느 언론인과 누리꾼이 MB식 언론탄압의 제물이 될까? MB의 언론탄압은 결국 전방위적 탄압을 위한 전초전에 불과하다. 언론탄압을 통해 MB 정권은 이미 독재정권임을 드러냈다. 이제 우리 시민들이 무언가 선택해야 할 때가 다가오는 듯하다.

'YTN'과 '프레시안'이 영국의 시사주간지 < 이코노미스트 >가 2일자 최신호에 담은 '미친 탄압병(Mad bullying disease) : 공격받는 언론 자유'라는 기사 등을 소개했다. MB정권과 한나라당이 말하는 "선진화"의 실체를 나라 밖에서는 이미 까발려지고 있는데...





[YTN] "한국 정부 언론통제 놀라운 일"

(YTN 원본 기사  l  미디어다음 기사)
김기봉 기자(kgb@ytn.co.kr), 2009.04.04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한국 검찰이 노종면 위원장 등 YTN 노조원 4명과 MBC PD수첩의 이춘근 PD를 체포한 사실이 북한이 개성공단 근로자를 억류한 사실보다 더 놀라운 일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주 북한이 김정일 정권을 비난하고 북한 여성을 남쪽으로 유인하려 했다는 이유로 남한 남성을 억류했지만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라며 남한의 상황이 더 놀랍다고 표현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YTN의 노조위원장인 노종면 씨와 다른 노조원 3명이 정부에 의해 취임한 사장인 구본홍 씨를 막았다는 이유로 체포당했다고 소개하고, "노종면 위원장의 구속은 한국의 언론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의 시도가 늘어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한 국제사면위원회의 논평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프레시안] <이코노미스트> "MB정부 언론인 구속, 개성공단 직원 억류보다 충격적"
MBC·YTN 언론인 체포 사건에 최악의 독설


(
프레시안 원문 기사  l  미디어다음 기사)
황준호 기자 (anotherway@pressian.com), 2009.04.03


"이번 주 북한에서는 김정일 체제를 비판하고 북한 여자의 탈북을 유인했다는 이유로 남한 남자 한 사람이 억류됐다.

그런데 그걸로 놀랄 건 없다. 더 충격적인 일은 휴전선 넘어 남쪽에서 일어났다. 한국의 검찰이 이 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방송국 MBC의 프로듀서 1명과 24시간 뉴스채널 YTN의 노조 조합원 4명을 지난 주 체포한 것이다."

영국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명박 정부의 언론인 구속 사건을 전하면서 '북한보다 남한이 더하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잡지는 2일자 최신호에 실린 '미친 탄압병(Mad bullying disease) : 공격받는 언론 자유'라는 기사에서 MBC 이춘근 PD의 구속과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 구속 사태를 비판적으로 조명했다. '미친 탄압병'는 광우병영문 표기인 'Mad cow disease'를 변형한 것으로 이 PD가 광우병관련 을 제작한 것을 빗댄 제목이다.

잡지는 한승수 국무총리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한 이 PD의 프로그램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고 대규모 거리시위를 촉발해 한국을 혼란에 빠뜨렸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춘근 PD 외에도 5명의 담당 언론인들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일부 MBC 직원들은 경찰이 취재 테이프 등을 압수해가지 못하도록 방송국 로비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잡지는 소개했다.

잡지는 또 YTN 노조가 정부에 의해 임명된 구본홍 사장을 거부했고, 노종면 위원장의 구속에 항의하는 파업에는 YTN 직원 절반 가까이가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노 위원장의 구속에 대해 "언론을 장악하려는 정부의 조직적인(concerted) 시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한국 정부가 지난해 KBS, 아리랑TV 등 정부가 운영하는 4개의 방송국 사장을 정부 지지자들로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미네르바' 박대성 씨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집권 한나라당도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인터넷에 올리는 행위를 범죄로 규정해야하는지에 대해 지금 논쟁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잡지는 "한국의 모든 언론인들은 지금 두려워하고 있다"는 이춘근 PD의 말을 전했다.




[프레시안] "MB형제, 독재국가 쿠바 카스트로 형제와 비슷"
보수 논객 이상돈, "MB는 보수도 아니다" 질타

윤태곤 기자 (peyo@pressian.com), 2009.04.03
 

<조선일보> 객원 논설위원을 지낸 중앙대 법대 이상돈 교수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의 '맹활약'에 대해 "좋지 않다"면서 "형제가 국정에 앞장서 있는 대표적 모습은 독재국가인 쿠바의 카스트로 형제가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혁명 동지인 피델 카스트로와 라울 카스트로 형제는 국가평의회의장직을 물려받은 바 있다.

"독재국가에나 있는 일이다"

이 교수는 1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대통령이 결국은 형제나 가족밖에 믿지 않는다는 그런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면서 "독재국가에나 있는 것이지 본받을 것이 못된다"고 이 대통령과 이 의원을 싸잡아 질타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존 F 케네디 대통령 시절에 그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가 법무부 장관을 지냈지만 부작용이 많았다"면서 "그래서 그 후에 법으로 대통령 가족의 행정부 중요 공직 취임을 아예 금지했다. 뿐만 아니라 그걸 모범으로 해서 미국의 많은 주정부, 심지어 기업들도 자발적으로 가까운 가족이 위원회나 한 부서에 근무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교수는 현 정권의 제2 롯데월드 허가와 이른바 보수진영의 침묵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보수층이 그렇게 비난을 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공군 작전 이유 때문에 롯데 초고층 건물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현 정권 들어와서 건축 허가를 초고속으로 내줬기 때문에 착잡하다"면서 "대표적인 제도권 보수단체나 보수 언론에서는 여기에 대해서 사실상 침묵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러한 것을 볼 때 소위 제도권 보수가 과연 보수의 기본적인 철학에 철저한 보수인지에 대해서 상당한 회의를 갖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일부 강경 보수 진영이 비난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도 군사적 대응에 반대한다'고 한 데 대해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선제공격 할 수도 없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또 이 교수는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은 대북정책에 관한 기본 생각은 과거 햇볕정책에서 바뀐 바가 없다"면서 "(이 대통령의 미사일 관련 발언에) 보수층에서 충격을 받았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런 사람들이 애당초 판단을 잘못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은 경선 때나 대선 때도 자기가 보수라고 이렇게 확실하게 말한 적이 없다. 항상 보수나 진보, 이념 이런 시대는 지냈고 실용에 찬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정통 보수의 입장에서 보면 이 대통령은 보수도 아니다'는 이야기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압승에 대해서도 "그 당시에는 보수 후보로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했다기보다는 과거의 전 정권의 어떤 실정에 대한 반발로서 지지한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경우가 선거에 많다. 역사가 다 반복되는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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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워에 담긴 심형래의 열정과 노력, 인정하고 평가한다. 심형래의 용가리는 분명히 사기 수준의 영화였다. 전작을 기준으로 놓고 볼 때, 디워와 심형래에 대한 평단의 우려는 그 근거가 충분했다. 개인적으로도 디워를 보고 나서도 그다지 영화적 감흥을 느끼지 못했다. 디워를 본 이들이 단순한 애국심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항변하듯 심형래의 국가주의과 눈물 마케팅에 반대하며 디워라는 작품에 대한 혹평을 펴고 있는 나 또한 평단의 평가와 전혀 상관없이 디워를 내 돈 내고 본 것에 바탕을 둔 것이다.

디워 논란을 보면서 정작 분노가 치미는 것은 디워와 심형래를 찬양하는 이들의 주장이 충무로를 깎아내리고 스크린쿼터 투쟁까지 쓰레기로 만들어버리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디워 찬양론자들은 디워와 심형래를 비판하는 이들이 조폭영화와 코미디영화 일색인 한국영화판을 무조건 옹호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나아가 디워와 심형래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을 저급한 공격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송희일 감독의 비판에 공감을 표한 영화사 대표가 이송 감독과 같이 아버지의 성과 어머니의 성을 함께 쓴다는 이유로 "둘이 사귀냐"식의 인신공격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고 있는 꼬라지는 정말이지 이제 더 이상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다. 언젠가 황우석 논란 초반에 황우석을 비판하는 이들에게 가해진 인신공격과 논쟁의 수준이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디워와 심형래를 맹목적으로 찬양하는 이들에서 '노빠', '황빠'를 본다고 말하면 심한 말인가.

정녕 디워가 대한민국 영화계에 길이 남을만큼 대단한 작품인가? 700억까지 된다는 제작비를 퍼먹고 만들어진 디워다. 가족영화이고 오락영화라도 적어도 영화의 기본은 담겨야 한다. 디워와 심형래 찬양론자들이 공격대상으로 삼기까지 한 '괴물',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과 디워는 비교대상조차 되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감독은 영화로 말해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심형래가 출연한 오락프로들을 보기 전까지 난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심형래 감독이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전혀 느끼지 못했다. 심형래의 무용담이 아닌 영화 '디워'를 통해서 그가 하고자 하는 말, CG의 진일보 말고도 전작의 유치찬란함을 벗어난 영화적 감수성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게 전혀 없었다. (누차 강조했듯 가족오락영화라는 말로 빗겨가려 하지 말자.)

그 때문에 오히려 난 심형래 감독에게서 가능성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나 또한 "700억짜리 우뢰매"는 솔직히 지나친 혹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형래가 그렇게나 외치는, 헐리우드에 부럽지 않은 블럭버스터는 CG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다. CG 기술력에만 집착하는 심형래식 영화론이 헐리우드 블럭버스터의 유사품을 만들낼 수는 있을지언정 우리만의 영화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따라잡기에 매몰된 디워 논란은 박정희식 개발지상주의 망령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오늘날 우리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럼 조폭영화가 판치는 건 좋냐고?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스토리는 뭐 별거 있냐고? 개인적으로 허접한 충무로 조폭/코미디영화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허접한 영화는 국적불문하고 죄다 비판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째서 '디워'는 예외여야 하는가? 대한민국 최고의 코미디언이 괴수영화에 10년 바쳤다는 이유만으로 '700억짜리 디워'의 허접함은 용서될 수 있는가? 그건 디워와 심형래, 그리고 영화계의 발전을 위해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크린쿼터 투쟁 때 충무로는 무작정 애국심에 호소하지 않았냐고 반문하기도 하더라. 대다수 영화인들이 이론적 기반이 두텁지 못하다보니 애국심에만 호소했을지 모르나, 몇몇 높은 개런티 배우들에 대한 반감만으로 스크린쿼터 자체를 비난하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도 이해가지 않을 뿐 아니라, 상당수 고민이 깊은 영화인들은 스크린쿼터가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문화식민지화 되고 있는데 상품이 아닌 문화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는 점에서 비난의 논거는 옹졸함을 드러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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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갖고 이야기를 하는데 정작 영화이야기가 없다. 사실 충무로에 이름난 감독들도 심형래만큼 힘겹지 않았던 때가 있었을까? 이송희일 감독이 700억이면 350개의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 것은 단순히 2억당 1편이라는 산술적 의미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만큼 영화는 감독이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것이 담겨있어야 하는데 디워에는 그게 부족하다는 뜻이다. 오히려 심 감독은 토크쇼에서 자신의 말을 쏟아내고 있지 않은가.

헐리우드 블럭버스터는 안 그러냐고 반론하는 이들, 그럼 조폭영화만 판치면 좋겠냐고 반문하는 이들에게 답한다. 그런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스케일에만 열광하는 수준과 그저 그런 조폭영화들이 뜨고마는 한국영화의 참혹한 현실만큼이나 단순히 대한민국을 브랜드로 내거는 작태, 영화 밖 심형래 감독의 열정을 반복해서 읊는 마케팅 또한 한국영화의 허접한 수준을 드러내는 장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 한 편쯤  내 돈 내고 볼 수 있다. 나도 심 감독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서 내 돈 주고 봤다. 그러나 그 다음이 문제였다. 700억이 아니라, 1천억, 1조원이 들어가도 영화가 영화답다면 CG 따위가 그저 가능성에 그치더라도 만족할 수 있다. 그건 어디까지나 자본과 기술의 한계로 치부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이송희일 감독의 말처럼 내가 본 디워는 이미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 밖에서는 더더욱 심각했다.

어느 한 감독이, 어느 한 영화가 영웅으로 변신하는 과정이 씁쓸하다는 얘기다. 심형래 죽이기든 살리기든 디워, 그리고 심형래 논란에서 영화가 빠지고, 노무현과 황우석 거품을 떠올리는 몇몇 글에서 내 생각과 같다는 기쁨보다 서글픔이 밀려드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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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울산새언론시민연대(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울산참여연대(현 '울산시민연대')' 정기소식지 < 시민의 힘 >에 2006년 3월부터 [미디어를 알자!] 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입니다. 이 글은 2006년 4월호에 담은 것입니다.

 
지난 3월 한달,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아래 ‘WBC’) 광풍(狂風)은 말 그대로 ‘미친 바람’이었다. 국가ㆍ민족주의와 스포츠 상업주의는 광고 수입에 목을 맨 지상파 방송 3사들의 시청률 지상주의를 등에 업고 나타났다 생산적인 그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 사이 방송 3사의 얼굴이라 할 각 방송사들의 메인뉴스는 ‘스포츠뉴스’로 전락했다.

당초 WBC는 방송사들의 구미를 당기지 못했다. 대회 초반 각 방송사 메인뉴스는 경기의 승패 여부를 리포트 한 건 정도로 간단히 전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대표팀의 연이은 선전은 방송사들에게 ‘시청률ㆍ광고수입 로또’를 선사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2라운드(8강전)가 시작되자 방송 3사 메인뉴스들은 연일 야구 얘기를 쏟아냈다. 일본전에서 승리한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23건을, SBS 8뉴스는 아예 스포츠뉴스까지 흡수시키며 22건을 내놓았다. 광고 수주 고민이 덜했던 KBS 9시 뉴스 역시 14건을 쏟아내며 16일 하루만 59개, 13~19일 1주일간(8강전 기간) 총 263건의 야구 뉴스를 만들어냈다.

특히 이런 경향에는 MBC 뉴스데스크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15일 단 하루를 제외하고는 8강전 기간 1주일 내내 모두 야구 관련 보도가 헤드라인을 차지했다. 8강전 기간 지상파 3사의 야구 보도 263건 가운데 MBC의 그것은 100건이 넘으며 '스포츠 채널'이길 주저하지 않았다.

이렇듯 당초 WBC에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던 방송 3사가 사활을 걸며 야구 관련 보도 사상 찾아볼 수 없는 ‘미친 뉴스’를 감행하게 되었는가는 가장 열을 올렸던 MBC의 야구 관련 보도 건수와 시청률과의 관계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WBC 중계가 없던 3월 둘째주,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9~10% 정도였다. 야구소식을 집중 보도했던 3월 셋째주, MBC 뉴스데스크 시청률은 보도 건수에 비례해 가파르게 올라갔다. 23건이라는 막대한 물량공세를 편 16일에는 15.6%까지 뛰어올랐다. 그러나 19일, 결승 진출이 좌절되자 바로 다음날부터 MBC 뉴스데스크는 야구 보도를 2건으로 크게 줄였고, 그에 따라 시청률도 WBC 이전보다 못한 6.3%까지 떨어졌다.

무리하게 보도 건수를 늘리려다 보니 같은 내용을 재탕, 삼탕 하거나 함량 미달의 기사들을 쏟아내기도 했다. KBS와 MBC는 내용상 차이가 없는 리포트를 억지로 돌리고 또 돌렸다. SBS는 매년 봄이면 의례히 하는 광화문 이순신 동상 물세척 행사를 마치 과거 임진왜란이라도 연상시키는 듯 다음날 있을 한일전과 무리하게 연결시키기까지 했다. 방송 3사 뿐 아니라, 보도전문채널 YTN 뉴스 역시 대표팀의 일본전 승리로 미국의 4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자, 한일 월드컵 당시 우리 대표팀이 포르투갈팀을 격파하면서 미국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된 당시를 회고, 올림픽의 체조 금메달 강탈, 쇼트트랙에서 오노의 헐리우드액션까지 억지로 묶어내며 국민들의 반미감정을 의도적으로 자극하기도 했다.

WBC 보도로 점철된 메인뉴스까지 동원해 ‘미친 바람’을 만들어내느라 여념 없는 방송사의 모습을 지적하는 이유는 국민의 재산인 전파의 낭비에 대한 비판적 관점이나 스포츠 상업주의와 시청률 지상주의에 대한 문제제기에만 머무는 게 아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3주년을 맞아 확산되고 있는 전세계적 반전 움직임, 대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준 새만금 방조제 최종 판결이라든지, 평택 미군기지 이전을 둘러싸고 첨예화하는 갈등양상 등 국제ㆍ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회적 의제들은 아예 흔적도 없이 사라지거나, 짤막한 단신으로만 처리됐다.

야구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3월 16일, 미군기지 확장이전 예정지인 평택 대추리에서는 계속 농사를 짓게 해달라는 농민들과 이전을 강행하는 국방부가 중장비를 동원해가며 충돌하고 있었다. 같은 날, 새만금 간척사업에 대한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4년 7개월의 긴 공방이 간척사업 재개라는 정부의 승소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대다수 언론들은 대법원 판결의 의미와 전망을 분석기사와 함께 자세히 전했다. 그 날 밤 TV를 마주하며 향후 파장에 대한 보도와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던 난 TV 뉴스가 끝나는 내내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 되어 버렸다. 평택 대추리 소식은 방송 3사중 SBS의 보도 1건으로 끝났고, 이전까지 초미의 관심사였던 새만금 최종 판결 보도는 야구 소식에 어느 방송사할 것 없이 뒷전으로 밀렸다. 이 밖에도 미국의 이라크 침공 3년째를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50개국, 4백여개 도시에서 공동으로 개최된 대규모 반전행사는 방송 3사의 뉴스에서는 외면되다시피 했다. MBC만이 짤막한 외신으로 다뤘지만, 국내 움직임은 아예 보도꺼리조차 되지 못했다.

이런 파행적 보도행태에 대해 방송사 내부에서조차 비난의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MBC 스포츠부문 기자는 자사 홈페이지에서 시청자들이 야구 뉴스의 홍수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SBS ‘성한표의 뉴스비평’에서는 스포츠의 상업성에 눈먼 보도행태를 성토하기도 했지만, 각 방송사 보도국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은 듯 했다.

WBC 뿐 아니라, 본디 스포츠 이벤트의 흥행과 시청률, 그리고 광고수익 간에는 깊은 함수관계가 존재한다. 19일 준결승전, 한국과 일본의 세번째 대결은 야구 중계사상 처음으로 방송 3사에서 모두 중계됐다. WBC 지상파 단독 중계권을 갖고 있던 KBS와, 이를 재구매하던 MBC. SBS간에 한일 4강전 중계를 놓고 법정공방까지 간 끝에 결국 공동중계로 결론이 났다.

방송사들이 이번 중계에 얼마나 목을 맸는지는 19일 준결승에서까지 승리했다면 우리 모두는 TV화면을 통해 하루 종일 야구 관련 보도와 온갖 이름 죄다 갖다 봍인 야구 관련 특집방송만을 보다 지쳐 잠들어야 했을 것이다. 한 예로 MBC의 경우, 모두 6개의 대형 특집방송들을 준비됐다. 이 특집들은 오전 9시 직전부터 시작돼 밤 11시 30분까지 계속되도록 편성됐다. 14시간 넘도록 계속해서 시청자들의 눈을 야구에만 붙들어두겠다는 계획이었다. 특히 뉴스데스크의 경우, 한 시간 일찍 시작해서 두 시간 가까이 편성되기도 했다.

MBC의 이렇듯 무모하리만치 ‘미친 편성’은 결국 시청률과 그에 따라오는 광고수익 때문이다. 지난 19일 (일요일) 한일 4강전 중계의 경우, 앞뒤에 붙은 특집프로그램을 합쳐서 각 방송사는 대략 7억 5천만원 정도의 광고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MBC는 3시간짜리 특집쇼를 편성하면서 7억 5천만원 그 이상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KBS가 단독중계로 얻을 것이라 예상됐던 수익은 12억 5천만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MBC와 SBS가 가세하면서 전체 광고비는 모두 22억 5천만원이 넘는 액수로 실제 배 이상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KBS 미디어포커스 『이슈와 비평』 2006년 3월 25일 토요일 방송분 참고).

방송 3사가 국제ㆍ사회적 현안들을 깡그리 무시하면서까지 ‘미친 바람’을 일으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는 동안, 전체 파이가 커지면서 광고시장도 함께 커진다. 기업들이 굳이 지출하지 않아도 될, 막대한 액수의 광고홍보비용을 지출하면서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나 기술개발에 투자해야 할 돈의 일부마저 광고비로 돌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광고비 상승의 결과는 노동자들의 임금 동결을 정당화하는 구실이 되거나, 궁극적으로 소비자, 즉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며 물가상승을 주도할 것이 뻔하다. 그야말로 우리 시청자들은 국제ㆍ사회적 현안들에는 눈과 귀를 닫게 된 상태에서 스스로의 주머니에서 주섬주섬 돈을 꺼내놓는 ‘바보’로 전락해 버린다. TV를 ‘바보상자’ 라 일컫는 건 그 때문일까?

방송 3사의 WBC 보도 경쟁은 지난 한일 월드컵을 통해 얻은 학습효과가 기형적 모습으로 나타난 결과다. 지난 3월 1일, 방송 3사들은 3.1절 관련 소식 대신 100일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특집을 거의 하루 종일 내보냈다. 이 날 열린 앙골라와의 축구경기도 방송 3사가 모두 중계했다. 이 때문에 독일 월드컵 전에 치러질 4차례의 국내외 평가전도 자칫하면 3사가 모두 중계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파 낭비는 불을 보듯 빤한 상황이다. 각 방송사들은 오는 6월 7일부터 시작되는 독일 월드컵 방송을 위해 각 방송사별 70명 안팎의 대규모 특별취재단을 이미 구성했다고 한다. 대표팀의 숙소가 마련될 독일 쾰른을 중심으로, 막대한 비용을 들여 한 달 동안 현지에서 뉴스를 진행하고, 주요 경기 생중계를 하며, 월드컵 특별방송을 하는데 쏟아 붓고 있을 인적ㆍ물적 자원은 분명 도가 넘어도 한참을 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막대한 자원이 그간 주요 언론들의 외면을 받아온 국제ㆍ사회적 의제들을 심도 있게 짚어내며 우리 민중들의 목소리를 담는데 쓰인다면 해법도 없이 갈등의 골만 깊어가는 비정규직 문제, 사회 양극화 문제 등도 벌써 그 해결방안에 한걸음 다가서지 않았겠는가. 우리 시민사회가 사회적 공기(公器)로서 그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언론까지도 감시의 대상에 두어야 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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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울산새언론시민연대(준) 사무국장으로 활동하면서 '울산참여연대(현 '울산시민연대')' 정기소식지 < 시민의 힘 >에 2006년 3월부터 [미디어를 알자!] 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글입니다. 이 글은 2006년 3월호에 담은 것입니다.


요즘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빨아들이는 사회적 의제 대부분은 언론ㆍ미디어를 거쳐서 삽시간에 증폭ㆍ확산된다. 언론을 비롯한 각종 매체들은 이제 양적 측면에서 '범람'의 지경을 넘어 '쓰나미'처럼 우리를 덮쳐오고 있다. 정치의 무대에서든 시민운동판에서든 언론ㆍ미디어가 가진 파괴력 때문에 사회적 이슈를 만들어가는 방식에 있어서도 이른바 '언론플레이'라는 게 당연시 되는 추세다.
 
'언론플레이'... 언론과 미디어가 가진 영향력을 이용한다는 측면에만 매몰되다 보면 정작 그들의 영향력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부조리들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이 뒤따르지 못하게 된다. 최근 황우석 사태를 둘러싸고 진행된 일부 언론들의 보도행태와 몇몇 보수ㆍ수구언론들의 보도에 휘둘려진 국민들의 지나친 황우석 사랑과 애국주의는 결국 온 사회를 '집단적 패닉'의 지경으로 몰고 말았다. 사회적 의제들을 깊이 있게 성찰할 역량은 물론 의지조차 없는 우리 언론들이 만들어낸 '싸구려 저널리즘'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네 언론, 특히나 보수ㆍ수구언론들에게서 반성과 성찰의 모습은 눈을 씻고 찾아보려 해도 찾아볼 수가 없다. 권력과 자본의 변두리를 맴돌며 때로는 권력ㆍ자본과 모종의 '거래'를 맺기도 하고, 때로는 그들의 구린 곳을 물고 늘어지며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 '언론플레이'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네 언론들이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추행 파문에서도 암묵적 '거래'와 어설픈 '협박'의 앙상블을 선보였다.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이 동아일보의 어느 기자에 성추행을 저질렀음은 본인조차도 차마 부인하지 못했던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데 또 다른 사건이 결국 최연희의 성추행 파문에 '물타기'의 꺼리를 던져주고 말았다. 다름 아닌 이해찬 국무총리의 '3ㆍ1절 골프 파문'이 그것이다. 노무현 정부의 중심축이면서 유독 한나라당과는 날을 세워왔던 이해찬 국무총리의 '남다른 골프 사랑'과 승승장구해오던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순식간에 5%씩이나 갈아먹어버린 최연희 의원의 '괴상한 시력 장애'를 놓고 벌어지는 사퇴 공방은 이 둘이 저지른 과오의 본질과 그에 도사리고 있는 구조적 문제들을 차근차근 들여다볼 틈을 주지 않는다.
 
국민들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5.31 지방선거와 차기 대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여야간 정쟁의 하수구에 코를 처박히고 말았다. 물론 국민들이 정쟁의 구린 냄새에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버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자처하는 작자들이 바로 우리네 언론들이다. 특히나 보수ㆍ수구꼴통 언론들이다.
 
보수ㆍ수구언론들의 깜찍한 '언론플레이'에 우리 국민들이 간과한 또 하나의 명백한 사실이 있다. 최연희 의원이 '착시현상'을 몸소 체험하셨다는 그 날 그 자리에 대한민국의 유력언론임을 자부하는 동아일보의 기자 14분께서는 제1야당이자 수권정당임을 자부하는 한나라당의 당직자들과 폭탄주를 주거니 받거니 하시면서 "질펀한 간담회"를 가지셨다 한다. '여성 도우미'의 시중을 포함해 1인당 14만원에 이르는 저녁식사와 함께 2차 술자리까지 이어지는 수백만원대의 향응을 기꺼이 받아 잡수신 동아일보 기자들에게서 여성 인권 문제의 뒤편에 슬쩍 몸통을 감춘 권언유착에 대해 낱낱이 고해성사해주십사 읍소하는 것이야말로 바보 같은 짓이리라.
 
출입기자제가 국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취재원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장치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권언간 '뒷거래'가 오가는 현실 앞에서 우리 사회 진보의 첫걸음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언론을 말끔히 세탁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또 다시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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